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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내 방 여행하는 법

두 번째 집: 지하 1층 B01호 양반후반 치킨무 추가

by Mia Dahye Kim 2020. 5. 25.

2.

 

지하 1 B01호 양반후반 치킨무 추가

Can I come to your place?

 

1) 기본정보

 

- 위치: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

서울의 중심. 남산 밑에 있고, 용산도서관과 남산도서관에서 3분거리다. 1호선 서울역과 남영역 사이에 있는데 지하철 타기가 애매하다.

- 인구: 1 (27세 여성)

- 면적: 8

- 언어: 한국어 (딱히 쓸 일이 없다)

- 역사: 2020 3, 전에 살던 집의 계약이 끝났다. 집 구할 엄두가 안 났다. 공인중개사 엄마를 둔 친구에게 물어봤다. 월세 원룸은 거기서 거기라 하루 이틀 몰아보고 빨리 정하는 게 낫다고 했다. 사흘 만에 구했다. 기준은 세 가지. 하나, 해방촌 근처일 것. , 저렴할 것. , 방음이 잘 될 것. 모든 기준에 미달했지만, 대진운이 좋았던 지금 집은 나의 선택을 받았다. 솔직히 집에 대한 생각을 안 하고 산다. 그냥 배달음식 시키려고 찍는 좌표나 신체를 수납하는 공간 박스쯤으로 여긴다. 그래서 집이 개판인가. 나는 27세 여성이다. 4 1일부터 강남으로 출근했다. 일 집 일 집 무한루프다. 주말엔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 주요 기념일: 매주 금요일 퇴근 후. 격렬히 아무것도 안 한다. 푸드파이터가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 것처럼, 그렇게 필사적으로 쉰다.

- 기타정보: 개미가 많아서 매일 밤 <인디아나 존스> 한 편씩 찍는다. 더럽게 안 없어진다. 집주인이 3층에 산다고 들었다. 그 사실을 이사 후 알게 되었다. 최대한 안 마주치려 노력 중이다. 저번 집에 살 때 옆집 사람의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그에 비하면 낫지만, 윗집 거주자가 망치 발이라 새벽에 가끔 깬다. 오늘 계량기를 찾으러 밖에 나갔다. 윗집 창문으로 열정적인 찬송가가 들렸다. 반지하인데 밖에서 안이 정말 잘 보인다. 가끔 인기척이 들리면 어떻게 해야 살 수 있는지를 제일 먼저 생각한다.

 

2) 주요 여행지/ 즐길 거리

 

- 게임장

하루만 니 방의 침대가 되고 싶어 허우예에

잠자는 곳. 스마트폰 하는 곳.

망치는 자다가 살인범이나 강간범 침입 시 오대수 게임를 하기 위함이다. (게임 튜토리얼은 올드보이 장도리씬에서 볼 수 있다)

 

- 부티크

This will make you 벌렁벌렁

싸구려 향수랑 미스트를 모아뒀다. 어떨 땐 일기보다 향기가 더 정확하게 과거를 기록한다. 그리고 아주 놀랍고 신기한 방식으로 기록을 끄집어낸다. 물론 거래는 중고로운 평화나라에서 한다. 시향만 하고 가도 된다.

 

- 카페

언니랑 차 한잔할까

감성 있는 자취생 되고 싶어서 샀는데 감성은 모르겠고 불편하다. 이 집이랑 어울리지 않는 것이 킬링 포인트.

 

- 해우소

ㅠㅠ

이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행동은 울기다. 통곡하기 좋은 자리. 보일러를 틀면 제일 빨리 가장 많이 뜨거워지는 자리다. 슬플 때 추우면 더 슬퍼진다고 그랬다. 벽에 등을 기대면 좀 안정감이 들 것이다.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단 거 먹고, 좋은 냄새 맡으면서 귀여운 친구 생각을 하다 잠들면 다음 날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다. 알바하다 알게 된 친구가 알려줬는데 효과가 있다.

 

3) 특산물

 

- 캡사이신/ 송주불냉면/ 핵불닭소스

매운맛을 좋아한다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