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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내 방 여행하는 법

네 번째 집: 사파리 인 고촌

by Mia Dahye Kim 2020. 6. 21.

ENG version https://sheismia.tistory.com/91

 

4.

사파리 인 고촌

 

1) 기본정보


-위치: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김포'라고 말하면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1시간 쯤 걸리는 경기도를 생각하지만 10분만 걸어도 서울이 나오는, 경기도에서는 쳐주지도 않는 수도권. 지역의 대부분이 그린벨트로 지정되어 있어 시가지 면적이 좁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고촌의 사전적 정의인 ‘외따로 떨어져 있는 마을’과 상당히 어울리면서도 고촌인들은 (어찌저찌보면) 서울(에 가까운)사람이라는 자부심과 경기도민이라는 자부심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경기도도 고촌도 아니다. 이곳에 서식하는 개체들은 영원히 풀지 못할 사파리의 수수께끼를 가지고 있다.
 
-생명체: 6 개체
개체에 따른 별다른 설명이 발설되면 필자(=인간개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으니 생략하도록 한다. 자세한 정보는 주요 명소를 참고하길 바란다.

-면적: 식물과 빛의 조화가 어울리는 적당한 면적. 사파리에서는 면적의 크기보다 일명 숨숨집이라고 불리는 개체들만의 개별공간이 중요하다.

-역사: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의 배경인 곳에 살고 있다. 88년도에 지어진 빌라를 보수하여 인테리어 시공을 끝낸 뒤 들어와 살고 있다. 경제활동을 통해 비용을 지불한 인간 개체는 훗날 미궁의 사파리에서 공포 속에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주요기념일: 1년의 중심, 6월이 되면 인간을 위한 소소한 파티가 열린다.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의식이라고 잘못 알려져있기도 하다. (소문의 제공자는 이 글을 보는 즉시 자수하기 바람)

-기타 정보: 인근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불꽃놀이를 꽤 크게 진행한다. 베란다를 터 조금은 커진 큰방에서 맥주는 마시며 최적의 뷰로 관람 가능하다. 공짜다. 코로나로 주춤했지만 6월부터 재개된다는 소문이 있다. (다시 주춤해질지도) 불꽃놀이를 사랑한 인간 개체는 덕분이 매주 토요일 사파리를 떠나 유흥을 즐기곤 한다.

 

2) 주요 명소

사파리에 서식하는 주요 개체들을 조심해야한다. 특별히 그들과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은 없으나, 나빠질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일단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도록 한다. 귀여워보이는 저 솜방망이에 속지 말것.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말하고자하는 팁이 있다면, 인간 나이로 80세쯤 된 11년된 개체를 가장 조심하면 된다. 쳐다보지도, 가까이가지도, 만지지도 말 것. 대신 그 개체가 다가오면 뭘하든 다 받아줘야한다. 혹여나 당신을 때리더라도 맞으라. 저 개체가 귀여운 발성과 함께 머리를 조아린다면 당신은 로또를 사도 좋다.

지금껏 살면서 본 어떤 개체보다 큰 개체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요즘엔 요리가 취미라고 한다.

할 수 있는 요리는 없다.

책들이 가득 쌓여있는 조형물에서 경계하며 이것저것 참견하는 것을 좋아한다.

11년된 개체도 마찬가지다. CCTV를 자처하고 있다.

CCTV 대기번호 1번 발생

사파리에 무서운 개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르네상스풍의 무드로 특별히 예술을 사랑하는 개체가 있으니, 빛과 어둠이 조화롭게 뒤섞인 공간에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사파리를 찾는 이에게 도움이 되고자 말을 더한다면, 이 개체의 엉덩이에 손을 함부로 대지말라. 시시포스의 비극이 어디 멀리 있는게 아니다. 죽을 때까지 엉덩이를 두드려야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 친구도 거주지 밖의 공간에 관심이 많다.

그런 개체에게 관심을 둔 막내 개체가 있었다. 빤히 쳐다봐도 놀라지 말 것.

계속 눈을 마주치는 것도 위험한 편이다. 심장이 위험하다.

수풀 사이에서 그윽한 눈빛을 보내고 있다면 바로 이 막내 개체가 맞다.

개체끼리 옮기도 한다... 그윽한 눈빛.

평화로운 낮과 저녁의 시간이 지나갈때쯔음, 개체들이 보이지 않는다면

사고의 현장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사파리의 평화는 그리 긴 편은 아니다.

특정 개체를 달래고 싶다면 미디어 속의 또다른 개체를 보여줄 것. 사파리에 서식하는 이 개체들은 야생적 본능을 억누르며 살아가기 때문인지 거주지 밖의 공간에 관심이 많다.
실제 이동은 불가능하지만 어디론가 떠날 수 있다는 느낌의 터널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다.
물론 거짓에 대한 뒷감당은 본인이 알아서.

정 안되면... 이건 비밀인데...
박스를 사파리에 갖다 두는 것도 방법...
작아도 상관없다...

이 개체들을 한 데 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방법은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다.

가끔 사파리에서는 멸종되었다는 개체가 나타나곤 한다. 보기 드문 광경이니 각별히 신경써서 봐야한다. 혹여나 이 개체를 발견했다고 발설하게 될 시..

이 개체의 미래는 책임질 수 없다. RIP..

사파리의 평화가 찾아오는 시간은 오후 10시 05분 즈음. 여기서 특이점을 발견한 사람은 다음 챕터로 넘어가도 좋다.

 

3) 볼 거리

다소 평온한 편이던 사파리에 최근 큰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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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를 휩쓴 닌자거북이로 변장을 일삼는 이 개체는 개체 중 가장 작은 체구지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개체이다.

이유는 딱히 없고.. 귀여워서..

개체들의 관계는 이들을 돌보는 인간 개체에게 영원한 숙제같은 것. 미스테리한 관계들의 미궁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그들을 주도하는 최후의 주측은 누구일 것인가. 여전히 미궁 속에 빠진 사파리.

마지막으로..... 사파리에서는 당신을 바라보는 눈빛을 조심하자
한번 눈을 마주쳤다가 일주일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낯선 개체가 생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