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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내 방 여행하는 법

일곱 번째 집: 나름 럭셔리한 듀플렉스 일층집

by Mia Dahye Kim 2021. 1. 5.

EN version: The Private View :: Voyage autour de ma chambre 7th: The First Floor of a Duplex 

 

7.

 

나름 럭셔리한 듀플렉스 일층집

 

1) 기본정보

 

- 위치: 미국 메사추세츠 주 가드너

미국인 기준 '도시'라 불리지만... 마트나 카페가 거의 5분거리에 다 위치한 한국 출신인 나에겐 시골에 더 가까운 지역에 살고 있다.

총 소지가 가능한 곳이다 보니 집 구할 때는 무조건 안전안전안전한 곳이어야 한다.

(다 쓰러져가는 안전한 지역 집과 초호화 아파트지만 무법지대,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무조건 다 쓰러져가는 안전한 집을 고른 뒤, 리모델링을 하자.)

 

- 인구: 김효정(글쓴이, 엄마 겸 요리사, 청소 담당 만24세), 김놀란(아빠 겸 돈 버는 사람, 잡일 담당 만30세), 김준영(아들 겸 귀여움과 사랑스러움 담당 만3세)

 

-펫: 하나(고양이, 만6세 햇수로는 8세, 한국에서부터 같이 이민온 사이), 나무(강아지, 5개월차 똥꼬발랄, 나에게 개힘든 육견(개를 키움)생활 선사)

 

-언어: 메인은 영어(신랑의 한국어 실력이 제자리걸음이라서 메인이 한국어가 될 일은 최소 가까운 미래에는 될 일 없다.), 한국어(나와 준이의 비밀언어, 거의 99% 못 알아듣기 때문에 준이한테만 해야 할 말이 있으면 한국어 사용), 중국어(이제 막 발걸음을 뗀 수준, 언어를 알면 경험할 수 있는 세계가 확장되기 때문에 준이는 최대한 많은 언어를 알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같이 배우려는 중)

 

-역사: 한국 포항시에서 거주하다가 17년 2월 준이 탄생. 준이가 10개월째 되던 달, 크리스마스 날에 미국으로 이민 옴. 처음에 시댁에 들어가있다가 우스터에 있는 아파트에 들어가 살게 됨. 달리 선택지가 없었음. 렌트비만 달달이 첫해에 1600달러, 다음해엔 1750달러(한화 207만원), 도저히 살 수가 없어서 좀 더 저렴한 집을 찾게 되었고 지금 살고 있는 듀플렉스 일층집에 1150달러 렌트로 들어오게 됨.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 중이고, 결혼 후 거의 1년에 한 번 꼴로 거주지가 바뀌고 있어서 지금 집에서는 오래 살 예정.

 

- 주요 기념일: 생일, 설날, 한글날, 땡스기빙데이, 추석, 세인트패트릭스데이, 할로윈, 크리스마스 등등

 

- 기타 정보: 매 달마다 출몰하는 벌레가 달라져서 나를 깜짝깜짝 놀래킨다. 미국에 산지 약 3년, 처음엔 소리지르며 도망가기 바빴지만, 이젠 바로 파리채나 신발을 잡고 때려잡는다. 준영이도 한 살까지는 무섭다고 울었는데 이젠 손으로 거미잡기쯤은 눈감고도 한다. 다행이 아직 바퀴벌레는 본 적 없음. 아무리 벌레에 익숙해진대도 바퀴벌레는 제발 내 평생 안 보고 싶다.

 

2) 주요여행지

 

 -거실 한 켠, 집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곳

우리가족 한복입고 찍은 사진들이 걸려있어서 내가 제일 아끼는 곳이기도 하다. 어쩌다보니 하나의 화장실과 밥 먹는 곳이 양 옆으로 자리잡게 됐지만 나름 깔맞춤으로 아이러니함을 없애줬다고 자부함.

 

- 준이방 겸 거실

우리 집은 방이 두 개이다. 방 하나는 침대방, 다른 방은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신랑을 위해 서재로 꾸며줬다. 그래서 준이물건들이 거실로 오게 되었다. 어지르면서 놀기 때문에 항상 지저분해 보이긴 하지만, 집콕 생활 중에 징징거림 없이 잘 놀아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 햇살 가득 화장실

우리 집 화장실은 꽤 큰 편인데, 문 열고 들어가면 바로 변기가 있다. 해가 뜨는 방향으로 있다 보니 아침 해 뜰 때부터 낮 시간대까지 햇살 가득 받으며 용변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팬트리

들어가서 숨어있다가 놀래키기에 아주 좋은 공간이다. 냉장고에 안 들어가는 음식들은 다 여기 있는데 쉽게 말하자면 소스와 과자 천국인 곳.

 

- 부엌 쪽문

한쪽 벽면이 유니크하게 둥그스름한 쪽문. 안쪽 문에 자석이 붙어서 달력이나 자주 봐야하는 중요자료를 붙여두고 매번 체크하고 있다. 이 문을 열고 나가면 작은 사이드 야드로 잔디밭이 바로 있다. 이 잔디밭에서 준이 수영장도 해주고 나무 실외배변도 하고 모래놀이도 하고 다양하게 많이 쓸 수 있음.

 

3) 볼거리

 

- 다양하게 쓰이는 부엌식탁

준이랑 베이킹도 하고 내가 공부할 때 쓰기도 하고(바로 뒤에 내 전용 책상이 있는데도 넓은 부엌 식탁을 쓰게 된다는 게 함정.) 밥도 먹고 슬라임도 준이랑 하고. 그래서 항상 지저분함.

 

-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나무 장난감들

거실과 마찬가지로 부엌에는 나무가 지내고 있기 때문에 거의 항상 장난감들이 널부러져 있다.

그래도 수가 적어서 치우기는 매우 쉽다는 장점.

 

- 거실과 부엌 사이의 휴전선

하나는 나무를 굉장히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둘 사이를 갈라둘 안전선이 필요했고 그 결과 거실과 부엌 사이에 울타리를 쳐두게 됐다. 거실에는 준이와 하나가 같이 쓰고 부엌은 나무랑 내가 쓴다. 그래서 지나갈 때마다 다리를 쑥 들어올리고 건너가야 함. 자연스럽게 운동이 된다.

 

- 직접 만든 가방

온라인으로 바지를 샀는데 너무 작아서 가방으로 만들어버림

 

4) 먹거리

 

- 외관은 별로지만 맛은 끝내주는 초콜렛 생크림케이크

정말 겉으로 보기 아주 별로였지만 맛은 진짜 진짜 진짜 저세상 너무 맛있었음. 초콜렛도 그냥 초코가 아닌 아몬드 초콜렛이어서 나랑 신랑 준이까지 만들자 마자 다 해치워버렸다.

 

- 직접 키워 먹는 상추, 토마토, 허브

한인마트에서 삼겹살고기 사고, 우리가 키운 상추 뜯어서 쌈 싸먹으면 그 날이 바로 스트레스 해소의 날!

 

- 리얼 수제버거

직접 키운 상추와 토마토, 밀가루 반죽부터 직접 만든 버거번, 양파 잔뜩 넣어 손으로 모양잡아 만든 패티까지 진짜진짜 수제버거!

 

- 야생 블루베리와 라즈베리

산책을 자주 가는 남편과 아들, 어느 날 베리부쉬를 발견하고는 그 다음날 바구니 가득가득 따왔다. 직접 키운 거나 야생에서 자란 것과 마트에서 파는 것들을 비교하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마트의 과일들, 음식들을 조금 부정적으로 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 집 털뭉치들 하나와 나무 사진과 이제 막 태권도 주 2회씩 가게 된 우리 집 장남!